신규로 도입된 신형 3가 백신에 대해 정부가 직접 실시한 실험 중간 결과 효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중화항체가가 국가 검정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구제역 백신 효능평가를 위한 방어능 실험 중간 결과 및 향후 계획'을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기존 백신(O1 Manisa, A Malaysia97, Asia1 Shamir)에 O 3039 백신주가 추가된 신형 3가 백신이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얼마만큼 방어할 수 있는 지를 평가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의 첫 단계로 중화항체 실험이 이뤄졌는데, 중화항체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돼지나 소에 생기는 100여개가 넘는 항체 중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유일한 항체로서 그 역가는 백신의 효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백신접종 이력이 없는 무균돼지 5두에 신형백신을 1회 접종하고 21일이 지난 후에 백신주 중 하나인 O1 Manisa와 국내 발생 야외 바이러스인 진천주에 대한 중화항체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신형백신 접종에 따른 O1 Manisa 백신주와 야외주인 진천주에 대한 중화항체가의 평균은 각각 1.21~1.41, 1.11~1.32이다.
그런데 '구제역 백신 국가출하승인 검정기준(이하 국가검정기준)'을 살펴보면, 신형백신과 같은 메리알사 계통의 구제역 백신은 돼지 등 목적동물에 접종했을 때 3주 후의 중화항체가가 1.42(기하평균, VNT log10)이상이어야 국가검정을 통과해 판매할 수 있다.
결국 국가검정기준에도 미달되는 구제역 백신이 보급되고 있음이 정부의 실험결과에 의해 드러난 것으로 신형 3가 백신을 접종한 26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맞물려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충남대 서상희 교수는 "중화항체가가 제조사가 정한 최소기준이자 국가검정기준인 1.42에도 미치지 못하는 백신은 당연히 그 효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항원의 함량이 실제 고 역가백신(6PD50)의 기준보다 적어서 중화항체가가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에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우남 위원장은 "메리알사가 제출한 자가시험성적서에 따르면 O1 Manisa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1.97"이라며 "정부의 이 번 실험 결과로 백신 제조사의 자가 시험에 의존하던 엉터리 국가 검정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2마리의 대조군을 사용하는 국가 검정기준과 달리) 대조군 없이 중화항체가를 구하였으므로 검정기준 시험과 맞지 않고 이 결과를 검정기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실험계획에 따라 일자별 채혈 혈청들에 대한 중화항체를 시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서상희 교수는 "실험결과 백신접종 전 ?0?일째에 중화항체가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면 대조군이 없어도 실험에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국가 검정 기준에 맞게 접종 21일 후에 혈청을 채혈해 실험한 결과를 부정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서상희 교수는 "국내 발생 구제역과 백신 매칭율이 낮은 기존 백신 대신에 상대적으로 매칭율이 높은 신형 3가 백신이 보급됐고 더 나아가 거의 100% 일치도를 보이는 국내 안동주를 이용한 백신도 시범 도입되지만 항원이 부족해 중화항체가 제대로 생기지 않으면 백신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우남 위원장은 "구제역 백신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백신의 도입 및 개발 확대와 함께 품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뒤 따라야한다"며 "돼지 등 목적동물을 이용한 철저한 정부의 효능검사와 더불어 백신의 항원함량 시험법 등의 검정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말했다. 최웅철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