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제1회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 성료
한국장제사협회와 함께 국내활동 장제사의 80% 참여하며 성황 이뤄
장제에 대한 국내 관심을 높이고 장제인력 양성의 기반 다질 목적
지난 16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승용마장제소에서 ‘2016년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최된 대회로서, 55명의 장제사들이 참여했다.
한국은 7월 1일부로 'PARTⅡ' 국가로 거듭났다. 소위 ‘경마선진국’의 반열에 발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설이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영국,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장제부문도 마찬가지. 각종 발굽 질병을 예방하고 경주마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는 데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현재 국내에서 장제사로 활동 중인 인원은 7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마사회가 (사)한국장제사협회와 합심해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를 개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말 두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제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뛰어난 장제사를 양성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목적에서였다. 장제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종목 우승자 일부에게는 올해 개최될 국제 장제사대회에의 참가자격을 함께 내걸었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는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인원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올해 처음 개최하는 대회고 인지도도 높지 않아 장제사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국내 활동 장제사의 80%가 참여했다”고 기쁨을 표했다.
대회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EVENT1에서 EVENT10까지 총 10개 종목에 걸쳐 승부를 겨뤘다. 10개 종목은 난이도에 따라 초급, 중급, 상급으로 분류돼, 단순한 ‘굽 형태 관찰’에서 ‘3겹 합철 단조작업’에 이르기까지 수준을 달리하여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당일 32도까지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속에서, 철을 달구기 위한 화덕까지 옆에 둔 채 힘겹게 망치질을 했다. 30분으로 시간이 제한돼 있어 참가자들은 단 1초도 쉬지 않고 모루 위 철을 두드렸다. 무더운 경기장 안에는 자연스레 “아”라는 힘겨운 탄식과 ‘땅땅’거리는 망치소리만이 가득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당초 직사각형 모양의 철은 점차 ‘U'자 모형의 말편자로 형태가 바뀌었다.
김효진 장제사, 신상경 장제사 등 5명의 심사위원들의 눈과 손도 절로 빨라졌다. 최소 20년 이상의 장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지만 행여나 채점 포인트를 놓칠까봐 쉼 없이 참가자들 옆을 배회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국마사회 말보건원 신상경 차장은 “장제기술, 규격, 형태 등 단순히 장제실력만이 아닌, 장제사로서의 자질도 함께 평가했다”며, “장제 후 주변 정리정돈 상태, 장제 태도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모든 경주가 끝난 16일 오후 5시부터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최초로 개최하는 대회이며, 단순히 실력을 겨루는 차원을 넘어 장제사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했던 만큼 시상무대도 풍성했다. 10개 종목별로 1위부터 3위까지 순위를 매겼기에 순위메달도 30개에 달했다.
중복수상자도 다수 나왔다. EVENT2와 EVENT3, EVENT5에서 우승 2번, 준우승 한번을 기록한 이훈학 장제사, EVENT6와 EVENT3에서 우승 및 준우승을 기록한 윤신상 장제사 등이 바로 그 주인공. 이중 윤신상 장제사는 참가 소감을 밝히며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하게 돼 기쁨이 크다”며, “다음 대회에서는 더욱 멋진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참고로 부문별 우승자에게는 고가의 장제도구가 상품으로 증정됐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신상경 차장은 “서로 화합하고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됐기에 더욱 값진 시간들이었다”며,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더욱 재미있고 알찬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우승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승자들을 바라보며 “국제 장제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아직도 가야될 길이 멀다”며, “이 점을 잘 숙지해서 출전 전까지 연습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올해 전국의 장제사를 총괄하는 유일한 협회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이를 통해 장제사들의 권익을 더욱 신장시키고, 교류와 협력의 폭을 강화해나갈 의도다. 나남길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