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박민길 서해목장 대표‧서울우유 감사
서울우유 ‘1등급’ 원유생산 노하우(?)
박민길 서해목장 대표 “서울우유 조합원 유질평가에서 매월 최상위권”
올 겨울은 서울 시베리아라는 ‘서베리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별나게 추었다. 그만큼 겨울 월동기를 보내는 농가들도 힘들었다는 얘기다.
가축들을 사람처럼 돌봐줘야 하는 축산농민들은 더 힘들 겨울나기였을 게다. 여기에 축산농민들은 무허가축사문제로 국회앞에서 단식농성까지 벌이고 있어 그 추위는 더 뼈 속까지 파고 든다.
겨울이 막 지나가려는 대목을 잡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 위치한 ‘서해목장’을 찾았다. 서해목장에서 생산하는 원유는 서울우유가 집유하고 있는 전체 조합원 중에서 최상위 1%의 최상위등급 원유를 생산하는 목장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이처럼 솔선수범해 최고급 원유를 생산하면서 서울우유 감사를 2009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9년간 조합 살림살이의 구석구석까지 빈틈없이 챙기고 있기도 하다.
박민길 대표가 새로 조성한 서해목장 부지는 처음에 14억원 투자해 1,450평 규모의 최신식 우사와 최신시설을 구축해 지난 2014년 11월 15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축사 전체면적은 1,450평으로 축사에서 나오는 퇴비를 발효시키고 이를 처리해주는 퇴비장 180평을 갖춰 놓고 있다. 현재 박 대표가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젖소 규모는 원유를 직접 생산하고 있는 착유우가 58마리로 여기서 하루평균 1,960kg의 원유를 매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보내고 있다. 또 건유우는 12마리, 육성우 60마리가 서해목장을 지키고 있다.
오래전부터 박민길 대표가 생산하는 원유는 최상급 품질로 정평이 나 있지만 요즘에는 품질인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서해목장의 원유 품질은 체세포수가 6만 1천에, 세균수 5천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 전체 조합원들 중에서도 상위 0.1%를 들어 갈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 할 명품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박민길 대표의 남다른 탐구 열정과 부지런함이 큰 몫을 하고 있으며, 나이에 비해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아내 강향숙 여사의 지칠 줄 모르는 조력 덕분이기도 하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목장청결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박 대표의 말에서 1등급 원유생산의 지극히 평범한 노하우가 숨겨져 있었다.
서해 목장은 이들 부부노동력 외에도 티벳트 외국인 노동자 ‘디펜’ 1인을 가족처럼 고용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갈수록 축사냄새로 각종 민원에 시달려 동네사람과 지역사회에 곱지않은 시선들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축사냄새는 해결해야 할 큰 숙제인 것이다.
축사냄새와 관련해서 이들에게는 또 다른 노하우도 있는 것 같다? 목장에 들어서면 여느 축산농가와는 다르게 축사냄새가 거의 없을 정도다. 이유를 물어 보자. 박민길 대표의 부지런함과 과학영농을 손수 실천하는 흔적이 이야기 곳곳에서 숨겨져 나온다. 1등급 유질을 생산하는 비결을 좀더 물어보자 박 대표는 “젖소들이 먹고, 쉬면서 노는 장소인 축사 바닥에 톱밥을 20센티 정도 깔아주고 이를 매일같이 로타리로 뒤집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골치아픈 축분냄새를 혐기성 발효를 왕성하게 촉진시켜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서해목장의 우사관리 노하우가 숨어 있는 것. “목장을 새단장 하면서 축사바닥에 20센티 높이로 톱밥을 깔아 우사에서 거의 냄새가 없을 정도이다. 매일 우사 바닥에 깔린 톱밥을 로터리 쳐 줌으로써 분뇨를 혐기성 발효시키는 것”이라며 박민길 대표의 부지런함이 앞섰다. 박 대표는 실제 목장을 구경시키면서 “젖소들이 깨끗하고 청결한 톱밥에서 생활하며 젖소 엉덩이 등 가축들 체표에도 오물이 거의 묻지 않는다.”며 1등급 원유생산 비결도 청결함과 부지런함임을 증명해 보였다. 서해목장 주변은 논밭 한 가운데쯤 있는 경우인데 미리시켜 놓은 톱밥도 우사 한쪽에 차곡차곡 잘 정돈돼 쌓여 있다.
서해목장은 최근에 만들어진 현대적인 시설답게 가축분뇨를 자동으로 걷어내는 스크레파를 통해 200평 규모 지하탱크로 자동 이송시켜 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렇게 분뇨처리를 제때제때 처리해 줌으로써 축사 냄새도 없애고 가축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것이다.” 모아진 숙성된 분뇨는 냄새가 거의 없어 인근 과수원과 미작농가들에게 인기가 으뜸이라서 “분뇨처리 걱정 또한 없다”는게 박대표의 말이다.
박민길 대표는 “여름철에는 우사 천장 위에 설치한 스프링클러가 가동돼 외기온도를 4~5℃ 떨어뜨려 줌으로써 우사는 동서남북 방향 모두 시원하게 뚫려 있어 하절기 우기에도 분뇨가스는 내려앉을 틈이 없다”며 “우리 젖소들은 편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꼼꼼히 설명해 줬다.
이어 박 대표는 “간단한 투명비닐을 축사주변으로 둘러줘서 겨울철 축사 난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농가들에게 권유하기도 했다.
서해목장 착유실은 4두, 복열 8두 동시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으며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전이용사료를 급이하고 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20대부터 시작해 30여년간을 서울우유협동조합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배움에 정진하기 위해 박 대표는 지난해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해 우유 단백질 조절과 젖소의 산차를 늘리는 방안을 목장에 접목해 실험 중이며 소비자의 패턴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른 우유가공 문제도 함께 연구하는 등 박 대표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박민길 대표는 젊은 시절인 지난 1972년부터 낙농인의 생활을 걸어온 전문 낙농인이다.
박 대표는 1982년 부친께서 작고하면서 형제들과 똑같이 물려받은 젖소 5두를 시작으로 부친의 서울우유조합원 번호 3480번을 승계 받아 현재 축사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
서해목장은 이렇게 과학영농과 부지런함으로 지난해 7억 6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공부하는 부지런한 농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표면적인 매출액만을 보고 속 모른 사람들은 무턱대고 우~와 하겠지만, 고가의 착유시설 투자와 시설유지관리 등 목장을 유지하기 위한 감가상각비도 꽤나 크다. 이것을 제외하면 목장 순수입은 2억원 정도 웃돈다는게 박민길 대표의 귀뜸이다.
이렇게 현장을 찾은 ‘서해목장’은 큰 시설들을 갖추지 않고도 그 어렵다는 축사냄새를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인상으로 다시한번 남아 있다. 또한 축사냄새를 잡아야 주변 지역사회에 기여도 하고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부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해 본다.<서해목장= 나남길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