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닭고기 산업은 지난 20년간 추진된 계열화사업의 결과로 타 축종에 비해서 급속한 변화와 성장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육계가공회사로 출발한 기업이 세계적인 육가공회사로 성장하였고 이제는 대기업 집단으로 편입되어 닭고기 산업의 부가가치를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산업 내부적으로는 많은 구조적인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히 계열회사와 생산농가간의 반목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계열화사업 초창기부터 생겨난 문제이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불공정한 계약관계에서 발생한 계열회사의 횡포는 일방적인 사육경비 인하와 부당한 페널티강요 등 생산자의 수익을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계열사의 부당함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하는 전형적인 “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정통생산자 단체인 (사)대한양계협회는 그동안 이런 문제를 해결하여 닭고기산업의 건전하고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고자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노력하여 왔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국정감사를 통하여 계열회사의 불공정행위를 공개하고 제도적인 해결을 위하여 축산계열화법 제정을 이끌어내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닭고기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농업이라는 보호의 틀 안에서 민간계열업체가 일방적인 산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동안 닭고기 계열업체는 농민인 양계농가를 배려하기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농가의 손해를 강요하고 정부로부터는 축산업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여러 가지 정책적 경제적 지원을 받아 급속한 성장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학계는 물론 농림부에서도 협동조합형 계열화사업을 육성하여 민간계열업체를 견제하고 농가와 계열주체간의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결론짓고 정부에서도 FTA대책으로 농협 등 생산자 단체의 계열화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연말부터 소문으로 퍼져나간 농협의 닭고기 계열업체 인수설은 우리농가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협회와 많은 관련기관 및 학계에서도 농협이 육계분야에 배정된 경제사업 활성화자금을 전액 육계계열화사업에 투자하여 적극적으로 닭고기 산업에 진출해야 된다고 요구하였지만 삼화원종 인수설이나 화인코리아 인수설 등이 소문으로 끝나버려 실망이 절망으로 변해가는 형편에서 이번 체리부로 인수만은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인수업체가 드러나는 등 소문이 구체화 되면서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의 여러 가지 시도가 생겨나기 시작 하였습니다. 농협이 한우나 양돈분야에서는 유통의 합리화, 수급조절 등 산업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선도하면서 농가보호에 앞장서왔고 이러한 농협의 역할이 민간 계열업체가 쉽게 시장장악을 하지 못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여 왔습니다.
유독 닭고기분야에서만 농협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3%대의 시장점유율로 명맥만 유지하면서 민간 계열업체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설은 기존의 산업구조에서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농협이 신규시설을 추진하지 않고 기존업체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농협다운 훌륭한 결정입니다. 기존업체를 인수할 경우 새로운 시설증가로 인한 국내시장의 과잉문제와 목우촌의 계열화사업 운영능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투자에 대한 효과를 가장 빠르게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체리부로는 원종, 종계, 부화, 특화된 육계사료 등에서 최고의 시설과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모범적인 농가협의회 운영 등으로 농협의 설립정신과 상통하며 농협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농협의 노력에 대하여 큰일이 잘 성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우리 협회와 생산자들은 입장표명을 자제하여 왔지만 모 계열사에서 지역조합장을 앞세워 반대여론을 조성한다는 등 출처 없는 부정적인 소문이 무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기업인수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도를 넘는 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0일 모 신문에 농협이 체리부로를 인수하면 산업이 과잉되고 농가가 고사한다는 등 상식 밖의 기사가 나고 최근에는 체리부로 인수시 적자라거나 농협 고위인사와 체리부로의 유착설 등이 소문으로 흘리면서 인수를 방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농협의 부담은 늘어 날 것이고, 이로 인하여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가 무산된다면 우리 양계농가들은 절망의 늪에서 헤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는 육계농가의 20년 바램이고 기형적으로 고착화된 닭고기 산업의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또한,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자금의 시한만료 등 농협에서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 수 도 없을 것입니다.
양계협회는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가 조속히 마무리되어 생산자와 계열사가 상생하는 모범적인 계열화사업으로 변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자료=대한양계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