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

“농사기반 없어도 ‘영농의지’ 높다면 농어촌 인재로 키울 것”

조재호 한농대 총장 “지속 가능한 농어업 인재육성 위해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에 능동 대응 필요”
한농대, 미래 농어업비젼 “청년농을 얼마나 많이 육성 발굴해 나가느냐가 관건”

【초/대/석】 미래 농어촌 인재육성… 조재호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에게 듣는다!

- 디지털농업 교육과정 확대하고 디지털 교육을 위한 인프라도 지속 확충

- 내년 특별전형 모집비율 48%, ‘23학년도 54%, ‘24학년도에는 60%까지 높여

- 한농대, 농업 환경변화에 맞춘 디지털 교육내용 접목으로 인재육성

 

 

-국립 한국농수산대학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재호 총장= 네, 한농대는 현장의 농어업인을 양성하는 3년제 국립대학입니다.

전교생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 학비 일체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졸업 후 6년간 의무영농기간이 있지만 남학생은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발되면 영농으로 군 복무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농업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교육기관은 학령 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한농대의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조 총장= 한농대는 농어업인 양성하는 전문대학이기 때문에 학령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농어촌 인구 감소에 따라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22학년도부터 도시에 있는 인재들을 적극 유입시키고자 영농기반을 반영하지 않는 특별전형 비율을 현행 37%에서 48%, ‘23학년도에는 54%, ‘24학년도에는 60%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또한, 영농 기반이 없더라도 영농 의지가 있다면 한농대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영농기반평가 비중을 줄이고(‘21:20%→‘22:15→‘23:0) 지원자의 영농의지를 볼 수 있는 면접평가 비중을 확대(‘21:25%→‘22:30)하는 등 영농의지 중심의 입시제도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로 현장 수업 등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대학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조 총장=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학기에는 학과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250명 내외로 학과·학년별 4주 단위로 제한적 대면교육을 실시하였으며, 2학기는 학과별 7~8주간 520명 내외로 제한적 대면교육을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대면교육 불참자에게는 교육효과 제고를 위하여 실시간 동영상 제공, 동영상 강의 제공(단톡방, 밴드, 사이버캠퍼스), 레포트를 제출받았으며, 대면교육기간 중에는 농기계, 굴삭기, 드론 등 자격증 취득 시험 등을 지원하는 등 교육효과 제고를 위하여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농고나 일반 대학 농대를 졸업할 수도 있는데, 한농대만이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조 총장= 한농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3년간의 재학 기간 동안 학비 걱정없이 마음껏 공부하며 농업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습 중심의 교육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을 향상시켜 다른 농업계 대학보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졸업 후에도 경영 컨설팅, 다양한 농업 교육 및 정보 제공 등을 통해 학생들이 농업 현장에서 겪을 어려움을 최소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농지 보유 등 영농 기반을 평가했던 기존 입시제도를 앞으로 영농 의지 평가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입시제도를 바꾼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 총장= 기존에는 농업 분야로 진출하고 싶어도 농지 등의 기반이 부족해 입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기반은 부족하지만 영농의지가 확실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심층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영농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면접평가를 개선하고, 영농기반평가 비율을 줄여 영농기반이 영농기반이 없어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한편, 학생들의 전공 및 교과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22학년도부터는 일반전형은 학부 단위로 모집할 계획입니다.

 

-첨단기술을 접목해 농업의 가치창출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농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조 총장=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농업계는 농가 인구와 청년 후계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 등 농업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청년농을 얼마나 많이 육성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농대는 디지털 전환 및 기후변화 등 농업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기존 교과목에 디지털 교육내용을 접목하는 등 디지털농업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디지털 교육을 위한 인프라도 지속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디지털 인프라 현장 교육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농업의 디지털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조 총장= 네, 기존의 모든 교과 과정에 디지털 농업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디지털농업 교육의 효과적 운영을 위하여 디지털농업 교육이 가능한 역량 있는 교원 확보 및 디지털전환 대비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무인 농기계, 드론 파종 등 디지털 농업 기술을 실습할 수 있도록 10만평 규모의 새만금 실습장도 디지털 농업 실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예산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농업 교육이 가능한 역량 있는 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신규채용시 평가기준을 강화하며, 각 분야 실무 전문가(현장연구 전문가, 장비·SW 업체 전문가, 성공사례농장 등)로 초빙 교수진을 구성하고 특강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전환 대비 교육체계 구축을 위하여 디지털전환 교과설계 컨설팅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수 및 학생의 역량수준 진단을 실시하여 역량 수준별 교과설계(기초교육, 전공교육, 심화교육) 추진할 계획입니다.

 

-드론·3D프린터 활용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교육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기술들이 농업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 총장= 농업은 씨 뿌리기부터 농약 살포, 날씨가 가뭄일 경우에는 수분 공급까지 수 많은 일손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드론 한 대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으며, 특히 사람이 직접 농약을 뿌릴 때 농약중독은 물론, 더운 여름철 일사병에 걸리기 쉬운 이런 위험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산물이나 세포와 같은 바이오 소재를 원료로 한 3D 프린팅 기술은 농업과 농식품 가공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육체적 노동의 많은 부분들이 자동화와 스마트화 기술로 대체되면서 농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며, 농지규모와 기후 등 자연적 환경의 제약을 받는 우리 농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의 상황에 맞춰 작물의 생산량과 생육속도를 조절하게 되는 등 맞춤식으로 재배하는 새로운 생산혁명을 통해 소득과 수익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이슈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해서도 농업 분야는 민감할텐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조 총장=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분야 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한농대는 첨단 시설을 갖춘 기후변화교육센터를 2020년도에 설립하여 현재 다양한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국내 유일의 기후변화 실습교육 시설로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작물재배 적지 및 생산성 예측 등의 결과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실습 커리큘럼을 모든 교육과정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또한, 졸업생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교육센터 온·오프라인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교육센터 내 자연광형시스템 등 28종의 시설․장비를 외부 연구기관에 개방하여 교육․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1997년 개교한 이래 현재까지 5600여명의 졸업생을 냈습니다.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 총장= 한농대 졸업생 5,551명의 농어업 종사율은 ‘20년 조사기준 84.7%입니다.

과거에는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농어업을 승계받거나 협업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근래 들어 독립경영을 위한 농어업 창업비율이 점차 증가하여 44.9%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농어업 생산분야에 종사하거나 경영을 하고 있으며, 농어업 기반 및 자금 마련을 위해 농어업 법인, 농어업 관련기관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어요.

 

-1991년 행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농식품부에 계셨는데요. 30여년간 농식품부 공직 생활 중 청년농 육성 정책을 설계했습니다. 그 때부터 청년농을 육성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 총장= 농업은 성장산업이며 농촌에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령층 농업인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단계에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산물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고령층 농업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청년농이 필요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미래 농어촌을 책임 질 청년 후계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총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총장님이 취임한 이후 한농대는 어떻게 변했습니까?

 

▶조 총장= 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많은 변화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산업화, 기후위기 심화 등 급변하는 농어업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한농대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발전방안은 입시제도 개선, 미래지향적 교육 시스템 혁신, 졸업생 지원강화 및 한농대의 위상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영농기반이 없거나 부족하더라도 영농의지가 강한 인재의 입학이 확대될 수 있도록 특별전형을 확대(’21:37→’24:60%)하고 미래 농어업을 이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빅데이터, ICT, 스마트팜 등 디지털 교육 중심의 교과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행점검’에 그쳐왔던 졸업생 관리를 ‘영농정착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영농․영어 정착 지원사업 정보를 지자체별․품목별․정착 유형별로 DB화하여 수요자 맞춤형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교육기관으로서 한농대의 위상강화를 위해서 현재의 평생교육원을 농수산인재개발원으로 확대 개편하여 일반 농어업인이나 농고와 농대 졸업생 등 다양한 수요층을 위한 평생교육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농업분야를 지원하는 청년들에게 한말씀?

 

▶조 총장= 네, 한농대는 97년 개교 이래 5,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졸업생의 84.7%가 영농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였으며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9천여만원으로 일반농가의 2배 이상입니다.

앞으로 10년내 한농대 출신들은 지역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졸업생도 많아요.

 

 

“미래 농어업을 선도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육성 대학”이라는 비전에 맞게 우수한 청년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대학으로서 그 위상을 높여나가겠습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나 의지를 가지고 농업분야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현장 실습 중심의 한농대로 오라,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남길 k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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