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전문>
사회적 이슈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이때.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이 지난 4일부터 서울에서 조용히 열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낙농가들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금번 협상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한・뉴질랜드 FTA 협상에서 낙농품이 중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질랜드측이 낙농품의 대대적인 관세철폐와 분유 TRQ(무관세물량) 설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니, 우리 낙농가들의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가고 있다.
현재 국내 우유수급불균형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5월 현재 분유재고는 1만 5천여톤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다. 5월 현재(누적기준) 국산원료 이용분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반면, 수입원료 이용분이 전년대비 5.3%나 증가했다. FTA 재앙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뉴질랜드는 EU와 함께 세계 유제품시장 교역량을 각각 34%씩 양분하고 있는 낙농 선진국가이다. 2013년 우유가격의 급격한 상승 이후 낙농부문에 대한 투자확대로 뉴질랜드 낙농업계는 ’13년~’14년 사이 총 180만톤의 분유를 생산했으며 그전 보다 10% 증가된 양이다. 낙농품 수출을 위해 더욱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우리의 대 뉴질랜드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휘발유의 경우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협상대표들이 낙농품을 내놓을 명분은 전혀 없다. 국산우유의 자급률이 58.4%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개방은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숨통을 끊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임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향후 5년간 전세계의 우유공급 과잉 전망을 내 놓은 가운데,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EU 역시 유제품 수출을 위해 내년 4월 1일 쿼터제 폐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낙농선진국의 수출 전초기지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농민, 국회와 약속한 대책의 이행도 시급하다. 이미 정부는 한․EU 국회 비준 전 부처합동으로 낙농대책을 발표하였고, 향후 10년간 국내 원유 생산량의 10%(20만톤, 현재기준 440억원)를 저가의 가공원료유로 공급하여 국내 낙농기반을 유지시키겠다고 한바 있다. 실상 ’13년도 가공유원료유 지원사업 예산은 고작 6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대외 협상도 국내 대책도 농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우리정부가 한 것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우리 우유 한잔 못 먹이는 상황을 상상이나 하겠는가. 우리 낙농가들이 국산우유 사용 확대를 위해 K․MILK(국산우유 사용 인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이제는 나서야 한다. 여의도 아스팔트로 우리를 또 다시 내몰지 말기를 바란다.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