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지역사회

‘속 빈 강정’ 2024년 농업예산..."자화자찬 마뜩찮다!"

- 전국농민회총연맹 "규모도 내용도 식량위기 시대와 농민 현실에 맞지 않는 수준" 성명발표
- "근본문제인 생산비폭등과 가격폭락에 대한 정책 전무, 지엽적 정책에만 예산 투여"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년 농업예산안을 발표했다. 총 18조 3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이며, 국가 총지출 증가율 2.8%의 두 배인 5.6% 증가한 금액이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화자찬하는 꼴이 마뜩찮다.

우선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 전체예산 중 차지하는 비율이 2.8%로 지난 2021년 이후 4년 연속으로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5.6%의 증가율 역시 높아보이지만, 비교대상인 올해 예산이 지나치게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농업예산 증가율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2.8%였다. 2022년 농업예산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8.6%로, 지난 2년간 물가상승률인 8.7%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농민들은 식량위기 시대 농업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국가 전체예산 대비 5% 이상의 농업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규모가 부족하면 내용이라도 충실해야 할텐데, 이 또한 부족하다. 대부분의 주요사업들이 농민의 현실과는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농업소득은 지난해 생산비폭등과 가격폭락으로 20년 만에 최저인 948만 5천 원(농가당)으로 추락했다. 20년 만에 최저였다. 그러나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직불금 확대였다. 농업소득이 추락했는데 이전소득인 직불금을 늘리는 것이 어떻게 대책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생산비 지원대책과 가격보장 정책은 전무한 채 무작정 직불금만 늘리는 것은 그저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일 뿐이다.

게다가 직불금 예산마저도 3조 1042억 원으로 올해에 비해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업 핵심공약으로 직불금을 5조 원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약 13% 증가에 그치며 ‘공약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올해는 지난해 증가율보다도 저조한 증가율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핵심공약조차도 지켜지지 않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전략작물 육성과 쌀 수급 안정화 예산 역시 마찬가지이다. 식량주권을 확보하겠다고 당당히 내걸었지만 그 내용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맛과 품질, 가격의 문제로 밀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가루쌀 육성 예산을 확대했다. 또한 쌀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며 논콩 지급단가 또한 인상했다. 올해 수해를 통해 우리 기후와 토양에 맞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실패한 정책임에도, 이를 철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예산을 확대하며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쌀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의 주범인 수입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재해대책 예산 역시 근본적인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기후위기 시대가 도래하며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기보다 민간재해보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그마저도 재해보험의 가장 큰 문제인 비현실적 지급기준과 보험비 증액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이, 보험 대상품목을 고작 3개 늘려놓았을 뿐이다. 그래놓고 대상품목과 예산을 확대했다고 자랑하는 것도 우스울 따름이다.

스마트팜, 푸드테크 등 자본의 농업침투를 용인하는 정책들이 청년농 육성을 위한 정책들로 둔갑하기도 했다.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인지, 알고 싶지 않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기본적인 농업소득조차 보장되지 않는데,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문턱이 높은 스마트팜, 푸드테크로 유인한다고 청년농이 육성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현실을 모른다면 무능이고, 알고 있다면 자본의 농업침투를 위한 윤석열정권의 또 다른 ‘청년팔이’일 것이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현재화된 위협요소인 국제식량시장 불확실성, 원자재 등 공급망 불안,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편성한 예산안은 언급된 위협요소 중 어느 하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핵심은 생산비폭등과 가격폭락에 대한 대책을 세워 농업소득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근본대책은 없이 지엽적 전시행정만 가득한 ‘속 빈 강정’이기 때문이다. ‘속 빈 강정’ 2024년 농업예산안 편성은 잘한 일이 아니라 잘못한 일이다. 그럴듯한 소리로 자화자찬하며 농민들 현혹시키려 말고, 국회에서라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사죄해야 할 것이라는 성명 내용을 담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 kenews.co.kr>


배너
배너



배너

포토뉴스 파노라마


건강&치유여행

더보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송파구청·송파소방서, 가락시장 싱크홀 안전사고발생 대응 종합훈련 가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는 지난 10월 31일 송파구청, 송파소방서 등 15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2025년 송파구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및 긴급구조종합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도심지 싱크홀 발생 및 다중밀집시설 대형 화재 사고와 같은 대규모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하여 가락시장(가락몰 일원)에서 민관 합동으로 500여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땅꺼짐 발생으로 도시가스관이 파열되고, 누출된 가스로 화재가 발생되는 상황에서 공사 자위소방대가 초기대응을 위해 옥외소화전을 이용하여 진화를 시도하고, 대피 안내 방송에 따라 건물 내 유통인들과 입주자들을 대피시켰다. 이어서 화재 신고로 송파소방서가 출동하고 건물 내로 진입하여 진압과 동시에 부상자를 구조하는 등 구조·구급 활동을 전개했다. 화재 상황이 전파되어 대응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송파구청과 화재현장에는 재난안전대책본부, 통합지원본부, 긴급구조통제단이 설치되는 등 유관기관들과 협업하여 신속하게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을 위한 상황판단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가락몰 1관에서 시작된 화재가 업무동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귀농·귀촌소식

더보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아니냐?...'가루쌀' 정책 따져
윤석열 정부의 핵심 농정과제로 지난 2023년부터 추진되었던 가루쌀(분질미) 정책이 2년 만에 목표를 대폭 하향조정하고,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장성을 검증할 기본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농정 실패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 6월 발표한 가루쌀(분질미) 정책의 생산목표를 지난 2024년 12월 전격 하향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당초 2025년 가루쌀 생산 목표는 면적 15.8천ha, 생산량 7.5만 톤이었으나, 농림축산식품부의 개선방안(수정안)에는 면적 9.5천ha, 생산량 4.51만 톤으로 모두 39.9% 하향조정했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신이 내린 선물’이라 극찬했던 가루쌀 정책이 시행 2년 만에 ‘속도 조절’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의 정책 실패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가루쌀 제품화 지원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정작 가장 핵심인 ‘시장성’을 검증할 데이터조차 확보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