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생활

한살림 ‘공익형 직불제’ 토론회...“친환경 농사 포기해야 하나? 직불금 대책 절실”

- ‘공익형 직불제’ 핫이슈  토론회...직불제로 인한 임차농 피해 구제 시급
-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공익형 직불제’ 개선 방향 토론회 열려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고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피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절박한 마음으로 토론회에 왔다”
이번 한살림 토론회에 참석한 한 생산자단체 대표의 발언이다.


지난 5일,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한살림, 상임대표 권옥자)는 ‘공익형 직불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한살림 모심 교육장(서울 삼성동)에서 개최했다.

직불제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중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가 제기됐다. 발제 및 지정토론자들도 현장의 피해사례를 다양하게 제출하며,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2021년 개정된 농지법으로 경작지와 농어업경영체 등록의 일치를 강화하고 있어, 오랫동안 땅을 임대해 친환경 농업을 해온 농민들이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친환경 농가들은 친환경농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고,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관련 행정지침(농업 경영정보 등록기준의 세부내용 및 운영규정의 고시) 시행을 앞두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직불제 문제와 다양한 개선방안 제안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기흥 아시아농업농촌연구원 원장도 “친환경 인증 농가와 친환경직불금 수령 농가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친환경 인증 경작지와 경영체 등록이 일치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 “직불금 부당수령 적발로 친환경 인증 필지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며, 친환경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차가 아닌, 간소한 형태의 임대차계약과 농지위원회를 통해 이를 인정하자”고 제안했다.

또 친환경 농지를 전승할 수 있는 특례를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사례로, 홍성군이 특구법 규제특례를 적용해 친환경 농지에 대한 개인 간 임대차나 위탁경영이 가능해진 것을 들었다. ‘예산이 많이 드는 ’친환경농업집적지구‘(농림부 사업)보다 일정 농가 이상이면 유기농업특구를 지정하는 방식’도 고려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익형 직불제 현황과 문제’ 전반을 다루고, 전략작물 직불금보다 낮은 친환경직불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공익형 직불제는 본래 취지에 맞게 공익적 가치를 고려해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익적 가치에 대한 판단도 일본처럼 지역에 맡기는 방식으로 개편해가자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소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직불제 개편에 따른 변화, 21대 국회의 제도 개선 내용들도 정리하고, 직불제 확대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로 △농업경영체와 직불금, △농지와 직불금, △농업소득과 직불금, △예산과 직불금을 분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 부소장은 “공익직불제는 농업·농촌의 공익기능 증진과 농민의 소득안정을 목적으로 하지만, 현재는 농산물 가격안정 및 수급안정을 통한 가격정책이 부족하고, 부재지주 직불금 수령 문제 등으로 인해 농민의 소득안정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가격안정 장치 마련, 임차농 보호를 위한 농업경영체 등록제 보완,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과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는 방향의 선택형 직불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토론자들, 선택형직불금 현실화 및 제한규정 완화, 임차농 피해대책 요구

곽현용 한살림연합 전무이사가 좌장으로 토론도 이어졌다. 김상통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생산지원본부장은 “40여 년간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동을 바탕으로 친환경농업의 직거래 모델을 자립적으로 정착시켜 온 한살림도 기후 재난과 생산자의 고령화와 후계 인력 부족, 급격한 인건비 상승, 농자재 가격 인상 등 농업 경영의 부담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한살림을 포기하는 생산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한살림을 하지 않는 것이 돈을 버는 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덧붙여 김 본부장은 현실 반영 없는 친환경직불금으로 농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앞으로는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임차농에게는 직불금 지원 불가하게 되었다”고 우려되는 문제점을 최근 한살림 생산자 사례를 통해 언급했다.

또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해 △친환경직불금 예산 확대 및 단가 현실화, △지급기한 제한 폐지, △전략작물직불금 단가 인상 및 품목 다양화, 친환경전략작물직불금 신설 등을 요구했다. 

조성근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무총장은 “친환경농업으로 인한 실질 소득의 감소를 고려해 직불단가와 지급 상한을 확대해야 하며, 친환경농업의 경우에는 환경보전이라는 공익적 기여에 대한 평가지표를 만들어 소득보전을 위한 직불금과는 별개로 환경보전 직불금을 개설해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권혁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농업소득은 농산물 가격정책‘과 소득정책으로 나눠지는데 현재 한국의 농업정책은 가격정책을 포기한 상황이어서 아무리 정교한 소득정책일지라도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근본적인 정책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직불금제도와 관련해서는 소농의 직불금 확대, 선택형 직불금 확대로 공익적 가치를 확대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연합 경제정책국 부장은 헌법에 담긴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들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 농업의 다원적 기능, 국가의 지원 의무를 더 정확히 명시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다중 복합위기(기후위기, 식량위기, 농업위기, 생명위기 등) 시대를 대응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공공성, 공익성 확대를 위한 농민기본법(농민ㆍ농촌ㆍ농업정책 기본법) 제정이 22대 국회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임은경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소비자전문위원은 “2020년 ‘공익형직불제 안정적 정착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17개 준수사항)’,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다각적으로 연구 개발되어야 할 것’을 제안했고, 5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공공성과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농업소득 보전과 농지와 농민 보호를 위한 직불제가 확대되어야 하는 데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소비자의 입장을 전달했다.

토론회에는 권옥자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 박용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양옥희 전국먹거리연대 회장이 참석했다.

권옥자 회장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소비자, 농민, 시민이 함께 힘을 모으자”며, “이번에 확인된 여러 문제를 더 면밀히 살피고 제안된 개선과제들을 구체화시키자”며, “농업 관련 범시민사회단체들이 지혜를 모아 정책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를 더욱 강화해 가자”고 밝혔다. 박시경 k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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