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윤수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 품종 갱신 3년 소득 공백 넘는다… 맛으로 승부하는 녹색배의 도전
- 나주에서 부는 배 품종 다양화 바람…“명절용 과일 넘어 일상 디저트 과일로”

-‘신고’ 단일 품종으로 편중된 이유는?
▶‘신고’는 일본에서 1927년 육성돼 일제강점기에 국내에 도입됐다. 1980년대 전체 재배면적의 35%에서 1990년대 후반 70%, 현재는 85.4%까지 확대됐다.
1990년대 지베렐린 처리로 수확을 1주일 앞당기고 과실 크기와 수확량을 늘리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른 시기에 크고 외관이 좋은 ‘신고’ 생산이 가능해 졌다.
이후 저장기술과 재배·유통 체계가 ‘신고’ 중심으로 구축되면서 품종 편중이 가속화 됐다.
-‘신고’ 단일 품종 편중에 따른 문제점은?
▶단일 품종 편중은 일시 출하에 따른 가격 하락을 유발하고, 다양한 배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와 기상재해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추석이 이른 해에는 명절 수요에 맞춰 덜 익은 ‘신고’를 출하하기도 했다. 유통시장도 맛보다 크기와 외관 중심으로 가격을 매기면서 소비자 만족도가 낮아지고 배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대과 중심 생산은 핵가족화와 소비 편의성 등 일상 소비환경 변화에 맞지 않아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 농가 경영 악화와 고령농의 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로 개화기가 빨라지면서 저온 피해도 증가하고 있음. ‘신고’는 꽃가루가 없고 개화기가 빨라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가 어려우며, 최근에는 9월 고온에 따른 과실 장해 발생도 늘고 있다.
- 농가에서 새로운 품종으로의 갱신이 어려운 이유?
▶신품종 보급이 더딘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과수는 약 20~30년인 과원 갱신기에 주로 새 품종을 심기 때문에 보급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배는 주 품종으로 자리 잡으면 50년 이상 재배할 수 있어 갱신이 더욱 어렵다.

둘째, 품종을 갱신하면 수확과 소득이 없는 기간이 3년 이상 발생해 농가 부담이 크다.
셋째, 배는 전국의 다양한 기후·토양 조건에서 재배되므로, 농가는 신품종을 일부 면적에 먼저 심어 해당 지역과 과원에 적합한지 확인한 뒤 재배면적을 늘리는 경우가 많아 보급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본지 8월 26일자 보도참조>
다만, 최근 국내 육성 품종이 늘고 ‘신고’ 중심 재배의 한계에 대한 인식도 확산하면서 품종 갱신을 희망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음. 앞으로 다양한 품종의 시장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 녹색배 품종에 발생하는 과피 표면 코르크화란?
▶과피 표면 코르크화는 과실 생육 중 큐티클층과 표피가 미세하게 손상된 부위에 코르크층이 형성돼 갈색 무늬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갈색배는 과피 전반에 코르크층이 발달하지만, 녹색배는 매끈한 녹색 과피가 유지돼 일부 부위의 코르크화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보인다.
생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으며 당도나 식감 등 내부 품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 다만 과도하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어 수세와 착과량 조절, 통풍·배수 관리로 발생을 줄여야 한다.
-녹색배 품종에 대한 생산자·소비자 반응은?
▶생산자들은 녹색배를 ‘신고’ 중심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품종으로 평가함. 특히 ‘설원’과 ‘슈퍼골드’는 추석 전 출하가 가능하고 맛이 우수해 생산기술이 안정되면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소비자들은 녹색 과피와 높은 당도, 아삭한 식감 등 기존 배와 다른 특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 재구매 사례도 늘고 있어 명절뿐 아니라 평상시 소비 확대 가능성도 있다.

과피 코르크화는 내부 품질에 큰 영향이 없어 유통 관계자들도 크게 꺼리지 않음. 과도한 발생은 재배관리로 줄이되, 자연스러운 코르크화는 녹색배만의 외관 특성으로 홍보할 수 있다.
- 향후 배 품종 육성·보급 계획은?
▶이상기후와 병해충에 대응하기 위해 개화기가 늦은 품종, 자가결실성 품종, 화상병·검은별무늬병 저항성 품종 등 안정 생산형 품종을 육성할 계획이다.
당도·식감·저장성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을 함께 갖춘 품종을 개발하고, 디지털 육종기술로 우수 계통을 조기에 선발하겠다.
보급 단계에서는 재배기술과 선별 기준을 마련하고 생산단지 조성, 유통·소비 홍보를 연계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품질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배 주산지인 나주시의 국내 육성 품종 재배 현황과 의미는?
▶2025년 전국 배 재배면적은 9,316헥타르이며, 나주는 이 중 약 18%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주산지임. 나주의 국내 육성 품종 재배 비율은 25.8%로 전국 평균의 약 1.8배이다.
나주시는 국내 육성 품종 생산단지 조성과 묘목·덕 시설 지원 등을지속해 왔으며, 우수한 맛과 품질에 대한 농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도 확대되었다.
국내 육성 품종 비율이 4분의 1을 넘어선 것은 품종의 우수성이 생산·유통 현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신고’ 중심 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맛·숙기·크기의 품종으로 전환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연구센터= 나남길 kenews.co.kr>

















